타카오네 집 마당에서 자라난 식물 미도리마가 보고 싶다. 일반 식물 외에 사람의 형태를 하고 사람의 말을 하는 굉장히 비싼 관용식물이 있는 세계관이라든가.
주인의 취향과 종에 따라 다르지만 허리~무릎 정도가 흙에 덮히도록 생육하는 게 기본이고, 배양액에 담가서 잔뿌리가 돋아난 하반신의 형태를 그대로 보면서 키울 수 있는 수생식물은 더더욱 비쌈. 수명은 관리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10~20년 정도로 짧은 편이면 좋겠다. 관상용이다 보니 보통 노화가 시작될 때 버려져서 실제 수명은 더 짧음.
인간형 식물들은 머리카락이 기본 녹색이고, 종에 따라서 형태가 다르면 좋겠다. 자작나무면 하얀 껍데기 사이로 검은 피부가 보인다든가, 침엽수는 머리가 삐죽삐죽하다든가, 버드나무는 머리가 치렁치렁 길다든가 하는.
미도리마는 고사리 같은 응달식물이라 머리 끝이 프랙탈 패턴ㅋㅋㅋ이고 햇빛 별로 안 좋아하고 피부도 하얬으면. 하필이면 타카오네 집 뒷마당에서 자라나게 된 이유는 배송 중이던 다른 고사리형 관용식물에서 날아온 포자가 싹을 틔워서인 것도 좋고, 동화책처럼 곤경에 빠진 할머니 짐 들어주고 친절하게 말동무 해주고 갈 길 알려줬더니 귀한 거라며 타카오 손에 씨앗을 쥐어줘서 별 생각 없이 마당에 뿌리고 물을 주니까 1주일쯤 있다가 웬 꼬맹이가 흙 사이에서 고개를 빠금 내밀고 있었다는 설정도 좋습니다
뭐 어느 쪽이건간 처음 보는 애기가 땅에 묻혀있길래 들어올리고 보니 머리 질감도 특이하고 하반신엔 잔뿌리가 나있어서 깜짝 놀라는 타카오라든가. 그리고 그렇잖아도 예민한 식물인데 한 번 뽑혔다 다시 심기는 바람에 한동안 시름거리는 치비 고사리마
고사리마가 싹을 틔운 게 타카오가 초딩 때쯤이면 좋겠다. 비싼 식물이긴 해도 채취해서 팔기엔 너무 시름시름해서 상품성이 없고, 앓는 고사리마 밤낮으로 돌봐주면서 타카오가 엄청 정이 들어버려서 타카오 부모님이 그대로 기르기로 결정하면 좋겠네요.
그리고 가늘가늘하전 고사리마는 195cm의 슈퍼고사리로 자라나게 되는데...
` ▽´)신쨩 어렸을 땐 나보다 작았는데www
ㅁ-ㅁ)-3 몇 년 전 이야기를 하고 있냐는 거다
사람형 식물에 꼭 넣고 싶은 설정이, 꽃 대신에 얼굴이 있는 거라 교배=키스면 좋겠다는 거... 입 안에 고여 있는 타액이 꿀이라서 관상식물과의 키스를 즐기는 호사가들도 많으면 좋겠다. 워낙 부자님네들 취미라 타카오는 그런 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아침에 신쨩 속눈썹에 맺힌 이슬 털어주다가 자기도 모르게 키스했는데 정신이 아찔해질 만큼 달콤해서 놀라는 거. 한참을 그 달콤함에 취해 있다가 입술을 떼고 나니 미도리마가 의아한 표정으로 자길 쳐다보고 있었음. 타카오는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옴.
ㅁ-ㅁ)...타카오
` ▽´)...;! 저 저기 신쨩 이건
ㅁ-ㅁ)너와 난 교배를 해도 씨앗이 생기지 않는다는 게야
` ▽´)...응?
ㅁ-ㅁ)?
` ▽´)???
그리고 한동안 멍때리고 ???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는 고녹이들이 보고 싶네요
하지만 중요한 건 애초에 고사리는 포자식물이라 교배가 필요없다는 점이지 말입니다... 꿀도 필요 없어... 하지만 관용식물로 만들면서 뭔가 개량이 됐겠지! 모에를 위해서라면 종속과목강문계 따윈 갖다버려!
귀족 미도리마가 보고 싶다... 틱택토 알버트 스타일로 차려입은 미도리마가 보고 싶다... 비주얼노벨로 배신반전을 숨기고 있을 것 같은 미도리마의 평민친구 타카오가 알고보면 정말 미도리마를 사랑하고 있었다는게 반전인 그런 스토리가 보고 싶다 타카오하요
미도리마 시점으로 배드엔딩 루프를 몇 번 탄 다음에 화자가 타카오로 넘어오는 거지. 사실 타카오는 이미 여러 번 루프를 타면서 자기가 사실을 밝히든 밝히지 않든, 사람들이 자기를 믿어주든 안 믿어주든, 자기가 어떤 행동을 취하든 미도리마가 죽는 루프를 수십 번을 타면서 멘붕한 상태라든가. 하지만 어떤 루트에서건 한 번도 자신의 황당무계했을 말과 행동을 믿어주지 않은 적이 없는 미도리마의 눈빛을 떠올리며 둘이 함께 살아남는 해피엔딩을 위해 마음을 다잡는 타카오가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진엔딩을 보려면 미도리마도 플레이어캐릭터로 각성해서 두 사람의 선택지를 조합해야만 된다든지... 둘이서 함께 맞이한 적이 한 번도 없는 마지막날 아침에 신쨩이 자기 옆에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 사실에 표정 무너지며 눈물 펑펑 흘리는 타카오라든가
그전까지는 공략을 알고 있는(?) 타카오가 앞장서고 미도리마가 따라가는 식이었는데 이 다음부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상황과 선택지가 주어져서, 여기까지 왔는데 또 미도리마를 잃을까 무서워서 선뜻 행동하지 못하는 타카오가 보고싶다고 쓰려다 회의잡혀감